자료실에서 퍼왔습니다. 장소 : 세종문화회관 신관 일시 : 2005년 3월23일 - 4월 5일 안녕하세요? 김영감 선생을, 그리고 그의 사진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번 서울 전시회에서 여러 분들을 기쁜 마음으로 초대합니다. 세상에는 정말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들이 많습니다. 알려졌다 해도 살아있는 동안에 제대로 평가받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안타깝습니다. 김영갑 선생을 사람들이 주목하는 이유도 더 이상 그의 병마가 아니라 순수하게 그의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 제주도가 사랑한 사람, 그래서 땅과 구름과 비, 안개가 만나고 흩어지는 모든 순간을 낱낱이 지켜봤던 사람. 사진 말고는 아무 것도 원하지 않았던, 반대로 하나의 사진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며 살았던 사람. 결국은 자신의 몸을 20만 컷의 사진과 맞바꾼 사람. 껍데기만 남은 육체와 맑디맑은 영혼으로 폐교를 개조해 갤러리로 바꾼 사람... 제주도를 방문해서 김영갑 선생을 만나게 되면, 인간의 정신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됩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고 했나요? 성치 않은 몸으로 이루어 놓은 두모악 갤러리에는 몸 성한 사람에게 한라산을 옮긴 것과 맞먹을 만큼의 땀과 노력이 베여있습니다. 하지만 진실로 사람들을 숙연하게 만드는 것은, 선생의 혼이 깃든 사진입니다. 세상 어느 곳과도 비할 수없는 아름다움을 가진 제주의 자연에 제주인조차 넋을 읽고 바라보더군요. 선생께서는 돌아가시기 전에 자신의 모든 작품을 태워버리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한 점이라도 더 세상 사람들에게 그의 작품을 알리고 싶은데... 속만 타들어 갑니다. 이 번 전시회에서는 에세이집에 소개된 작품과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구름’ 연작이 전시됩니다. 아직까지 그 전모를 본 사람이 없어서 섣불리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신이 만들어 낸 조화에 인간이 한 발짝 다가선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난달 제주도에 찾아갔을 때, 김영갑 선생은 ‘결국 아름다움이 나 자신을 구원할 거라 믿는다’고 말하셨습니다. 루게릭 병이란 천형도 꺾지 못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순수한 욕망, 그 욕망이 이뤄놓은 사진 미학의 결정체가 사람들에게 어떤 공감을 불러일으킬지 궁금합니다. 사람들에게 김영갑 선생의 사진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부디 꼭 찾아주시고 주변 분들께도 널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