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님 글이 조선일보에 실렸네요.^^

뭔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이런 의견이 전달됐다는데 의의가 있겠지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3/31/2010033102287.html

최근 행정안전부는 지역축제 예산을 줄이고 그 예산을 일자리 창출에 투입해 3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발표를 했다. 어찌 보면 효율적인 것 같지만,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 보면 조금 의아하다. 일자리 창출이라고 하면 없던 일을 새로 만들어 낸다는 것인데, 이번 정책을 보면 마치 카드 돌려막기식으로 '일자리 돌려막기'를 하려는 것 같기 때문이다.

지역축제 남발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있기는 하다. 예산낭비라는 의견도 있고 전시행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별다른 관광자원이나 동력산업이 없는 지역의 경우 지역발전을 위한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축제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함평의 나비축제, 보령 머드축제, 화천 산천어 축제 등 지역축제의 성공적 모델은 꽤 많이 있다. 지역축제의 효과는 순기능적인 측면도 많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 미국에서 금주정책을 편 적이 있다. 술 때문에 사고가 많이 일어나다 보니 술 판매를 금지한 것이다. 술 팔다 걸리면 감옥에 집어넣으니 판매는 일단 없어졌다. 참으로 간단명료하다. 그런데 밀주가 성행했다. 한쪽을 막으면 다른 쪽이 부푼다는 소위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그만큼 사회 구조는 간단하지 않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축제나 행사를 줄이고 그 대신 일자리 창출을 한다는 것은 좋게 말하면 '단순·명쾌'하고, 나쁘게 말하면 '단순·무식'하다. 축제와 행사는 무조건 놀자판이라는 인식도 문제이지만 세상을 너무 간단하게 보는 듯하다. 축제든 행사든 현장을 생각해보자. 일단 무조건 먹고 마시고 노는 것만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 '먹고 마시고 놀고' 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즐기는 사람도, 장사하는 사람도 모두 '서민'이다. 대부분이 그 지역 혹은 인근 지역의 서민들이 먹고 살기 위해 장사를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축제·행사를 위한 산업종사자가 있다. 기획사도 있지만 음향, 조명, 불꽃, 놀이기구, 렌털, 천막, 도우미, 진행요원, 공연팀, 연예인 등등 수많은 관계자가 행사 때문에 일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뭐라고 할 것인가? 그저 놀고 먹고 즐기는 한량인가?

지역축제 행사장에서는 이미 많은 고용효과가 발생하고 있고 해당 지역의 경제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고용·경제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순기능이 있는 축제·행사장이 훨씬 더 많다. 함평의 경우에는 행사기간 동안 사람이 오죽 많이 왔으면 주유소의 기름이 떨어졌겠는가. 이런 돌려막기식의 일자리 창출은 국민을 조롱하는 '땜질 처방'인 듯해 왠지 개운치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