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덕후 엄박사의 전국일주 Ep01_부산종합민속예술제

부산의 중심부, 부전역.
한때는 경전선의 주요 시발점이었고, 지금은 동해선과 경전선을 잇는 부산의 교통 요충지로 활기찬 곳이다. ITX-새마을, ITX-마음, 무궁화, 그리고 광역철도가 오가는 그야말로 철도 러버들의 성지(?)라 할 만하다. 부전역 2번 출구로 나오면, 한때 미군 군수품 보급부대가 있던 자리가 지금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 ‘부산시민공원’이 되었다.
이 공원 근처에는 부산 사람이라면 다 아는 ‘부전시장’이 있다. 이른 새벽부터 상인들의 활기가 넘치고, 지역 주민들로 북적이는 시장이다. 규모만큼이나 역사도 길고, 부산 생활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다.
그런 부전역 인근 시민공원에서 이번 주말, 의미 있는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에 발걸음을 옮겼다. 바로 ‘부산종합민속예술제’. 이름부터가 정감 있고, 우리네 흙내음이 물씬 풍긴다.
지하차도를 지나 공원 입구에 들어서니 탁 트인 광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행사 규모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딱 ‘적당한 맛’. 중앙에는 메인무대가 자리 잡고 있고, 양쪽으로는 체험부스들이 가지런히 서 있다. 가운데 마당에는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공간이 꾸며져 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젊은 퍼포머들이 오가며 웃음과 활기를 더한다. 그들의 밝은 표정 하나만으로도 축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다.
사실 이런 전통 민속행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늘 변화와 혁신을 외치지만, 그 와중에 전통문화는 종종 뒤로 밀려나곤 한다. 그래서 이런 무대는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세대가 함께 즐기고, 잊혀가는 문화를 다시 만나는 시간. “옛것이 주는 따뜻함”이란 바로 이런 자리에서 피어난다.
이 행사를 주관한 곳은 부산의 대표 이벤트·MICE 전문기업 포유커뮤니케이션즈. 현장 운영이 한창일 때라 연락하기 조심스러웠지만, 다행히 잠시 틈을 내어 만날 수 있었다.
무대 한쪽에서 환하게 웃으며 다가온 이는 전우주 팀장. 회사 내에서도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이다.
전 팀장은 “이번 행사는 부산의 민속문화와 예술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평소 접하기 어려운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라며, “시민들의 만족도도 높고, 무엇보다 안전사고 없이 무탈하게 진행되고 있어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무대에서는 사물놀이 소리가 울려 퍼지고, 옆 체험존에서는 아이들이 한복을 입고 전통놀이를 즐긴다. 어르신들은 장식품을 만들어보며 “옛날 생각이 난다”며 웃음을 터뜨린다. 연인들은 셀카를 찍고, 가족들은 함께 음식을 나눈다.
이 모든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평화롭다.
‘부산종합민속예술제’는 거창하지 않아 더 좋았다.
크게 꾸미지 않아도, 그 안에서 사람 냄새와 전통의 향기가 어우러진다.
이런 작은 축제가 곳곳에서 이어질 때, 비로소 진짜 ‘문화도시 부산’이 완성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첫 여정은 이렇게 마무리.
다음 행사는 어디일까?
행사덕후 엄박사의 전국일주 –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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