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둔 겨울, 공주에서 느낀 ‘군밤축제’의 힘
– 지역 자원을 플랫폼으로 전환한 겨울 축제 모델
1) 사례 소개
충청남도 공주에서 개최되는 군밤축제는 지역 특산물인 ‘공주 알밤’을 중심으로 기획된 겨울형 지역축제이다. 설 연휴 직전이라는 비교적 비수기에 개최되며, 대전·세종 등 인근 광역 생활권 인구를 주요 방문객으로 흡수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현장 관찰 결과, 방문객 구성은 지역민보다 외지인의 비중이 높았으며(체감상 70~80% 이상), 가족 단위와 젊은 층의 참여율이 높았다. 행사장 인근 도로는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유입 규모가 컸고, 공식 집계 30만 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의 핵심 콘텐츠는 단순하다. 밤을 판매하고, 직접 구워 먹고, 체험한다. 동시에 지역 농산물 직거래 장터가 운영되며, 가격은 비교적 합리적으로 유지된다. 대형 공연 중심의 소비형 축제가 아니라, 지역 생산 자원을 직접 체험·소비하게 만드는 구조다. 연예인 공연은 없다.
이 축제는 화려함보다는 ‘현장성’과 ‘참여성’이 중심이 되는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2) 분석
(1) 시기 전략 – 경쟁 회피형 시장 선점
대부분의 지역축제가 가을에 집중되는 것과 달리, 군밤 축제는 설 직전이라는 시기를 선택했다. 이는 경쟁 축제가 거의 없는 시점을 공략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축제의 성공은 콘텐츠 경쟁이 아니라 ‘시장 타이밍’ 경쟁이라는 점에서, 이 사례는 시기 전략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시기의 선택을 보면 최상위 포식자 같은 존재가 더욱 힘을 보태고 있다.
(2) 광역 생활권 흡수 구조
공주는 대전·세종과 인접해 있다. 특히 세종시는 젊은 공무원과 신혼 가구 비중이 높아 가족 단위 주말 이동 수요가 크다.
군밤축제는 행정구역 단위가 아닌 ‘광역 생활권 단위’로 기획된 축제라 볼 수 있다. 이는 지역 내부 소비를 넘어 외부 소비를 끌어들이는 구조를 형성한다. 공주, 대전의 젊은 가족을 여지 없이 빨아들이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서울, 경남 등 원거리에도 찾는 매력이 있다.
(3) 지역 자원의 체험화
공주의 대표 자원은 밤이다. 그러나 단순 판매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 군밤축제는 ‘구매 → 체험 → 소비’를 결합했다.
도심에서는 안전 문제로 구현하기 어려운 직접 구워 먹는 체험은 비일상성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 먹거리를 놀이 콘텐츠로 전환한 사례다.
즉, 지역 자원을 ‘상품’이 아닌 ‘경험’으로 재구성한 점이 핵심이다. 밤을 구워먹는 자체가 최고의 눈요기이자 체험, 그리고 가족의 추억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뜨거운 경쟁력이다.
(4) 가격 관리와 지역경제 환류
현장에서 체감한 가격 정책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이는 방문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생산 농가의 직접 판매를 통해 소득 증대 효과를 만든다.
축제가 외부 용역 중심의 행사 소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생산자와 직접 연결되는 구조를 갖는다는 점에서 지역경제 환류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낙수효과가 상당히 큰 지역축제라고 볼 수 있다.
3) 전략적 시사점
공주 군밤축제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축제의 차별성은 ‘콘텐츠의 화려함’이 아니라 ‘시장의 공백을 찾는 능력’에서 나온다.
지역축제는 행정구역 단위가 아니라 광역 생활권 단위로 설계해야 한다.
지역 특산물은 가공된 전시물이 아니라, 체험 가능한 경험 콘텐츠로 전환되어야 한다.
가격 관리와 생산자 참여 구조는 방문객 만족도와 지역경제 효과를 동시에 높인다.
충분한 주차·공간 인프라는 콘텐츠 못지않게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이 사례는 ‘작지만 강한 축제 모델’의 조건을 보여준다.
현장에서 보는 관람객들은 모두가 군밤축제의 아군이 되는 듯 보였다.
4) 정책 제언
첫째, 축제 일정 조정 전략을 제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역 간 축제 과밀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계절·시기 분산 전략을 정책 차원에서 유도해야 한다.
둘째, 지역 특산물 기반 축제는 생산자 참여 비율을 높이고, 직접 판매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 이는 지역 내 소득 환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셋째, 광역 생활권 분석을 기반으로 한 축제 기획이 필요하다. 단순히 지역 주민 대상 행사가 아니라, 인접 도시의 인구 구조와 소비 성향을 반영한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축제 평가 기준 역시 방문객 수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경제 파급 효과, 농가 소득 기여도, 재방문율 등 구조적 지표를 포함해야 한다.
공주 군밤축제는 대형 예산이나 화려한 연출 없이도 지역 자원을 중심으로 광역 소비를 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지방소멸 시대에 지역이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현실적 모델이다. 그야말로 관계인구가 기하급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현장에서 확실히 체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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