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김정로감독-2018평창올림픽 개폐회식의 경제학

2015.01.20 15:28 이벤트넷 조회 8,637 댓글 0

2018평창올림픽 개폐회식의 경제학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218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5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 올림픽 대회 지원위원회의에서 필수시설인 개·폐회식장은 4만석 규모로 평창 횡계리 일원에 건설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 개·폐회식장은 공사비 1000여억 원(일부 보도 13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경기장이 아니어 사후 활용방안이 전무하다. 또 최문순 도지사는 대회 이후 철거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혀 철거비용 수백억 원이 다시 투입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행사 콘텐츠 및 제작비는 인천 아시안게임 개·폐막식에 약 300~400억 원을 들였으니 올림픽이라 700억 원 정도 가정해보면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한번 하는데 직접비만 대략 2천억 원이 드는 셈이다. 필자는 정부가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고심하여 결정한 사항에 대하여 뒷북 칠 생각은 없으나 전문가 입장에서 몇 가지
시각차이를 다음과 같이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로, 행사장을 새로 지었다 헐었다 하지 말고 현 강릉종합운동장을 개/보수하여 비용을 절감하자는 의견도 많다. 평창 유치의 근거는 개·폐회식은 반드시 개최도시(Host City)에서 열려야 한다 IOC 규정이다. 하지만 최근 오히려 IOC가 분산개최를 권고하고 있다. 우리가 기류에 순진하게 대처하는 것 아닌지 생각해보자.
(Deal)을 잘하면 최소 1천억 이상이 절감되는데 세련된 외교와 협상력으로 잘 설득해보자. 인천공항도 서울인천국제공항으로 부르기도 한다. 지방재정은 빚더미에
올라도 나만 배부르면 되는 지역 기득토호집단에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말자. 알펜시아의 기존 스키점프장을 증·개축해서 개·폐회식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인구 4천명의 허허벌판 횡계는 아닌 것 같다. 해외 판매분 제외한 국내입장권은 강매 아니면 자리 채우기 힘들다고 본다.


둘째로, 과연 그렇게 꼭 필요한 것인가 생각해보자. 개최국의 문화역량을 과시하고, 한국문화의 개성과 우수성을 홍보하는 장이자 전세계인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될 개폐회식이라고 한다. 하지만 30년 전 1988 서울올림픽 때와는 국가위상이 다르다. 물론 잘하고 나면 세계인의 찬사도 받고 각국의 언론은 비중 있게 다뤄줄 것이다.

하지만 싸이의 강남스타일 유튜브 조회수가 이미 21 5천만회를 상회했다. K-Pop, 드라마, 패션, 뷰티, 음식 등 한류의 바람이 전세계에 불고 있다. 문화콘텐츠산업 100조 원 시대에 방송, 출판, 음악, 애니메이션 등 작년 수출액만 5조이다. 우리는 이미 문화강국임을 간과하고 있는지 모른다. 문화예술 개폐회식에 대한 열등적 강박관념이 있는 것은 아닌지 잘 생각해보자. 스포츠제전의 부수 문화예술 프로그램일 뿐이다. 선수단입장, 대회기 게양, 성화점화 등 IOC 식순대로 깔끔하게 치러도 국가홍보/평창 알리기는 된다. 누가 뭐라 할 사람 없다. 성숙된 한국문화의 다양성과 깊이를 보여줄 통로는 많다.

아울러 공들여 잘 만들어 놓으면 효자 되는 그런 대상이 아니다. 개·폐막식 합쳐
대여섯 시간 하고 나면 끝나 버리는, 또 며칠 지나면 잊혀지는 일회성 세레모니(Opening & Closing Ceremony) 이벤트일 뿐이다. 지적 재산으로 역사에 남는 문화
산업의 산물이 아니다. 그때 평창 올림픽 개막식 참 잘 했었지 하는 좋은 추억의 대가치고 2천억 원은 너무 크다. 강원도와 평창 지방재정의 후유증은 꽤 오래갈 것이다.

셋째, 그나마 2천억 원 들여 세계인의 찬사를 받는 불후의 명품 개폐회식이 만들어지면 좋은데 글쎄올시다. 인천 아시안게임 개·폐막식 제작구조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책임소재와 콘트롤 타워가 불분명하다. 아마도 혹평을 받은 인천 개·폐막식 관계자들의 심경은 다음 같았을 것이다

Ÿ 조직위원회: 명망 있는 대가를 총감독으로 모셔서, 연출단 구성하여 열심히
지원해드렸는데 잘못이 왜 내 책임이냐

Ÿ 총감독: 얼굴마담으로 뽑아놓고 조직위가 돈, 사람, 발주 등 실권은 다 쥐고,
보고니 감사니 하고픈 대로 다해놓고 이제 와서 책임지라 하냐

Ÿ 대행사: 우리는 그야말로 대행사 심부름꾼인데 총감독님 하시는 말씀, 조직위 지침에 따라 하라는 대로 움직였는데 왜 책임을 져야 하나

Ÿ 하도급 기획사: 갑을병 밑에 정으로서 우리의 전문성이 개진될 기회가 있기나 했냐

개폐회식 전용 시설이어서 사후 활용방안은 없고 돈 많이 썼는데 행사는 별로였다면 누가 비난을 받을까…… 과감한 제작구조의 변화와 조직위의 인식전환이 없으면 그만그만한 개폐회식이 예상된다. 시스템이 일을 하고 과정이 결과를 낳는다.


(전 한국이벤트프로모션협회장, 현 이벤트연출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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